'마리아 블라디미로브나'는 역사에 이름을 크게 날리지도 못했으며 그저 2차대전에 휩쓸린 수많은 민간인들중의 한명일뿐이예요.

총을 잡지도 않았고, 적 전차를 파괴한적도 없으며, 남는건 인적자원들뿐인 러시아의 그 수많은 사람들중의 한명이지요.

덕분에 그녀의 사진이 혹시 있을까 하며 구글을 뒤져봤지만 쏟아져나오는건 그저 동명이인들뿐...

(하필이면 동명이인들중에 워낙 유명한 인물이 있다보니 인터넷에는 온통 그사람 사진들만....)

 

하지만 그녀는 분명 러시아를 구한 위대한 여인이었으며, 역사에 그 이름을 당당히 알릴 자격이 있어요.

 

1967년 소비에트 라이프지 특집기사가 아니었다면, 그때문에 정치평론가 '블라디미르 포즈네르'가 젊은시절에

레닌그라드로 취재를 가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알려지지 않았을 한편의 드라마같은 인생을 한번 알아보도록 해요.

 

'마리아 블라디미로브나 스테파노바'는 러시아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어요. 니콜라이 2세의 친구이며 러시아 해군제독이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마리아가 7살 되던때에 러일전쟁에서 전사했대요. 그 충성심에 대한 보답으로 황제는 마리아를 황실로 데려가

그곳에서 살게 배려해주었다고 해요.

 

그렇게해서 마리아는 어린시절, 그 화려했던 러시아황실 말기의 화려함속에서 살았답니다요.

에르미타쥬궁의 그 숨막힐듯한 화려함, 매일같이 벌어지던 각종 무도회와 음악회, 멋들어진 제복과 화려한 드레스차림의 선남선녀들이

마리아가 기억하는 어린시절이었어요.

 

끔찍한 1차대전이 전유럽을 휩쓸자 마리아는 간호사가 되어 전선에 뛰어들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마리아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격하며 매일같이 환자들의 비명과 신음소리속에서 살았답니다.

공산혁명으로 러시아가 뒤집어업어진뒤, 마리아는 페트로그라드로 돌아와서 어느 병원의 간호사로 지냈어요.

 

혁명당시의 수많은 백색테러들과 이후의 적색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져가던 그시절, 마리아가 사는 작은 다락방 아파트에

어느날 저녁 세명의 남자가 찾아왔어요. 허리춤에 모우저 권총을 찬 가죽잠바의 남자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마리아 블라디미로브나 스테파노바십니까? 날 따라오시오."

 

"제 물건을 몇개 챙겨가도 될까요?"

 

"아뇨 그럴필요 없어요. 그런건 없어도 되니까"

 

"아! 이제 내차례인가보다" 이런 생각을 하며 마리아는 자동차 뒷자석에 올아탔어요.

하지만 볼셰비키 본부에서 그녀를 기다리고있던건 총알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였더랍니다.

 

"우린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알고있어요. 정직한 사람이니 당신에게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에르미타쥬 미술관은 우리나라의 보물입니다. 우리 인민이 찾아가볼 수 있는 국가적인 예술의 성지가 되어야합니다.

에르미타쥬와 동궁에 대해서 당신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 당신이 그곳에 살면서 그동안 파괴되거나 약탈당한게

없는지 좀 살펴봐줘야겠습니다."

 

마리아는 그 제의를 받아들였어요.

그렇게해서 그녀는 어린시절에 살던, 지금은 텅 비어버린 궁전으로 돌아갔대요.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서 그녀는 과거의 그 화려했던 엣추억을 회상했어요.

무도회의 그 화려했던 드레스들과 고급장교들의 금술달린 제복들, 값비싼 장식품들과 달콤했던 음식들.

이제는 다시오지 않을 영원히 가버린 그 화려했던 밤들을 떠올렸대요.

 

 

마리아는 에르미타쥬에 기거하면서 자신에게 지워진 책임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일들을 해나갔어요.

그러던중......................또다시 유럽이 전쟁에 휩싸였어요.

 

독일군은 눈깜짝할 사이에 레닌그라드 코앞까지 몰려왔어요.

레닌그라드가 그들의 손에 넘어간다면....에르미탸쥬의 운명은 뻔했습니다.

히틀러는 슬라브인들과 그들의 모든 문명과 기록들을 완전히 박살내기로 작정하고 있었으니까....

 

 

미술관장이 그녀를 불렀습니다.

그곳에는 비밀경찰에서 나온 요원이 한명 동석하고 있었어요.

 

"마리아 블라디미로브나. 내가 당신에게 부탁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고 또 절대로 비밀을 지켜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미리 경고를 해두어야겠소. 그것이 어떤 일인가를 얘기하기 전에 당신의 동의나 또는 거절을 받아놓아야겠다는

말이오. 당신이 일단 그 내용을 알고나면 그때는 꼼짝못하게 될테니까요."

 

마리아는 수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어요.

 

"레닌그라드는 아마 함락될지 모르오. 만일 그렇게된다면 독일군은 모든것을 파괴할것이고 파괴하지 않은건 훔쳐갈거요.

그래서 우리는 에르미타쥬 안의 예술품들을 전부 후방으로 옮길거요. 이것들은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귀중품들이요.

당신이 이 물건들의 포장을 감독해주어야겠소. 트럭으로 모두 운반을 해야하는데, 목적지는 우리 세사람만 알게 돼 있소.

일단 목적지에 도착하면 땅에 붇어야하는데, 인부들에게는 중요서류들을 묻는다고 일러두었으니 이후에 누가 훔치려드는

경우는 없을거요. 전쟁이 끝날때까지 그곳에 살면서 당신이 맡아가지고계시오. 알겠소?"

 

 

그렇게 그녀는 4년동안 러시아 북부의 어느 조그만 마을에서 살았어요.

(전쟁이 끝난지 20년이나 지난뒤의 인터뷰에서도 그녀는 그 마을이 정확히 어딘지를 밝히지 않았답니다.)

다른 대부분의 러시아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전쟁의 추위와 배고픔을 참아내야했어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다른사람들에게는 없는게 하나 있었어요.

포장할때부터 땅에 묻을때까지 모든 귀중품들의 감독은 그녀자신이 했고, 그 막대한 보물들중에서 보석 한두개, 금붙이 한두개

없어진다 한들 그걸 알아챌만한 이는 이세상 어디에도 없었어요.

 

인터뷰하던 '블라디미르'는 그런생각은 들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되돌아오는 답변은 무섭게 쏘아보는 눈초리뿐이었대요.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4년동안 추위와 배고픔에 떨면서도 얼마든지 팔아버려도 될법한 그 귀중품들중 단 하나도

착복하지 않았대요.

 

전쟁이 끝난후 마리아도 유물들도 에르미타쥬로 다시 돌아왔어요.

인터뷰하던 1967년에 이미 다 늙은 노인이었던 그녀에게는 관광객들의 시선이 두번가기 어려웠어요.

그저 화장실이 어디있는지, 우산은 들고 들어가도 되는지, 그런 사소한 질문을 해야할때에만 눈길이 가는 그 작고 초라한

볼품없는 늙은여인.

 

그녀는 죽을때까지 에르미타쥬의 출입구에서 방문객들의 가방을 검사하는 일을 하면서 전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의 질문에

러시아어, 영어, 독어, 이태리어, 불어, 스페인어로 답해주며 그렇게 살다 떠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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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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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 나의 소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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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한국은 공구리만 치자나....우린 안될꺼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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