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18◆ 바쁜 아침 시간에 데일리 시황으로 읽기에는 좀 부담스럽겠지만..

[전일 동향]‘답 안 나오는 시장, 대책 없는 환율’이 되고 말았다. 장 중 고점 1,032원에 종가는 지난 주말 대비 32원(31원 90전) 오른 1,029.20원으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였고 100엔이 붕괴된 달러/엔 환율은 아시아 환시에서 더욱 하락세에 탄력이 붙어 뉴욕종가보다 2엔 이상 급락하면서 엔/원 재정환율은 무려 50원 이상 뛰어오르면 100엔 당 1,060원에 이르렀다. 달러/원 일간차트는 지금 상황에서 평소 짚어나가던 기술적 저항 및 목표가격 운운이 무의미하다고 외치고 있으며 아래 엔/원 재정환율 월간차트를 보면 거의 97년 겨울 IMF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를 방불케 된다.

엔/원 환율의 경우 980원(박스권 하단)의 붕괴 이전 박스권 상단은 1,120원이다. 단숨에 돌파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던 100엔 당 980원이었지만 ‘손절장’으로 가다 보니 “내가 왕년에는~’ 하는 식의 족보 자랑은 설 자리가 없다. 달러/엔 환율이 97엔 정도에서 추가하락이 막힐 경우 엔/원 1,120원을 가려면 달러/원 환율이 1,086원정도가 계산되어 나오고 달러/엔 환율이 95엔 정도로 추가하락 한다면 달러/원 환율1,064원으로도 엔/원 1,120원은 가능하다. 지금 BOJ가 다른 중앙은행들과 공조하여 달러매수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도는 형편이지만 위의 두 시나리오 중 둘다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이고 현실화 되는 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닌 최근 환율 흐름이다.

왜 환율이 이 난리인가?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많이 팔아서? .. 물론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판 것은 굳이 금년 들어서의 현상이 아니지 않은가?경상수지가 적자로 돌고 있어서? .. 물론 상당히 묵직한 변수이다. 그러나 이걸로 작금의 장세를 설명하려 들면 “교수님!” 소리 듣는다. 한국 경상수지 2008년에 적자로 돌 줄 몰랐단 말인가?외국인 배당금 수요가 몰려들어서? .. 물론 3월이면 해마다 시황에서 접하는 소위 게절적 변수요 이벤트성 달러수요다. 그러나 금년에만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나오는가? 금년 배당금이 예년의 몇 배라도 된단 말인가?글로벌 달러가 약세라서? .. 묻고 나니 부끄러워지는 질문이다.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라면 달러/원 환율도 약세라야 하고 지난 수 년 동안 서울 환시에서 환율이 주구장창 떨어질 때 이유가 글로벌 달러약세 때문이라 했는데, 달러약세 때문에 서울에서 달러가 강세라니?그렇다면 왜?쏠려 다니다 큰 탈이 나버린 때문이다. 누가 쏠려 다녔기에? .. 한국의 기업들, 금융기관들, 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전망을 내놓는 기관들, 언론, 그리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외환시장을 이루는 모든 시장참여자들에 이르기까지 쏠림현상에서 자유롭다할 곳은 없다.

하루 20~30원씩 뛰는 환율에 내놓을 수출업체들의 매물이 (없지는 않지만) 거의 말랐다. 2004년 말부터 2007년 말까지 3년 동안 들고 있는 달러, 앞으로 3~4년에 걸쳐유입될 달러에 이르기까지 선물(환)이 되었건 옵션이 되었건 간에 미리 팔아버린 곳이 너무 많다. 미국 달러가 약세로 가니 원화강세 또한 끝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았고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연구소는 죄다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금융권에서 가져오는 환리스크 헤지 상품도 매도헤지 일색이었다.

수입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죄다 물러서기만 했다. 90일이 되었건 180일이 되었건 연지급수입(usance)으로 달러결제를 뒤로 미루기만 하면 환차익을 거두어 왔으니, 2008년에도 환율은 더 떨어져 800원대로 진입한다고들 하니 사야 할 달러 가 있어도 무작정 뒤로 미루기만 했다.

가히 열풍이라 할 만한 해외주식투자 붐이 지난 몇 년간 불어 닥치면서 돈이란 돈은죄다 해외펀드로 몰렸고 그 돈들은 브릭스를 비롯하여 우리보다 못한 나라, 그래서 무작정 묻어두면 돈 될 것 같은 나라들로 쏟아져 들어갔다. 환율이 더 떨어진다니 해외펀드에서 나중에 들여올 외환(달러든 유로화든 엔화든)에 대한 매도 헤지 또한 예외 없이 이뤄졌다.

기업체든 투신권이든 달러 매도헤지에 나서면 이에 응하는 은행권에서는 현물환 매도를 통한 헤지가 불가피하고 나중에 들어올 달러를 미리 내다팔아야 하다 보니 FX스왑(Buy & Sell)이든 통화스왑(CRS 리시브)을 통해 현물시장에서 매도할 달러를 만들고(그러다 보니 스왑 포인트는 계속 눌려왔고 CRS 금리도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은행권의 스왑에 대응하는 상대방 은행은(외국계 은행이 주를 이룸) 바깥에서 달러를 들려올 수 밖에 없었고 이는 곧 단기외채의 급증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 서브프라임發 글로벌 신용위기가 터졌다. 이미 1년 전에 언뜻 그림자가 비쳤고 작년 8월과 11월 두 차례 서로 믿지 못해 돈이 안 돌면 시장이 어떻게 꼬일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해외투자 붐은 식지 않았고 환율하락 전망은 여전했으며 ‘팔자’ 위주의 기업들 헤지 전략에도 변화의 조짐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장난이 아니다. 얼마 안 되는 자산을 담보로 유동화시켜 팔아 또 투자할 자금을 만들고 그 유동화 증권을 사들인 측에서는 돈 들어올 구석 있다고 또 그 권리를 담보로 재차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만들고.. 이러다 보니 몇 푼 안 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loan)이 전세계 금융기관들의 대차대조표를 잔뜩 부풀려 놓았고 그 얼마 안 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곡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칼라일 캐피탈은 마진콜(margin call)요청을 감당 못해 청산 절차로 들어갔고 85년 역사를 자랑하며 미국 내 5위의 투자은행이라는 베어스턴스가 결국 FRB의 긴급 자금지원을 받아야 하는 형편으로 처하더니 몇 시간 만에JP모건에 주당 2달러씩 받고 2억 7천만 달러에 팔리는 처지가 되었다.

미국은 이럴 때 할 줄 아는 것이 그저 정책금리 낮춰주고 세금 깎아주는 것 뿐이다.

여전히 지구촌에 흘러 다니는 돈(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신뢰의 붕괴(그것이 금융기관 간의 신뢰 붕괴든 미국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붕괴든)’는 달러 유동성 부족을야기하였고 이는 바다 한 복판에서 물은 많은데 마실 물은 없다는 격이 되고 말았다.

한 푼의 달러라도 회수해서 본국으로 들여와 마진콜도 막아야 하고 고객들의 환매 요구에도 응해야 하고 배당도 줘야 하고 부실채권 상각도 해야 하는 판국이니 증시가 무너지는 것은 뉴욕이나 아시아나 유럽이나 남미나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서울에서는 한 달이나 석 달 간격으로 연장하며 꾸려가는 단기외채의 롤오버(roll-over)에 차질이 빚어지니 급해진 금융기관들은 원화를 주고라도 달러를 사겠다고 스왑시장으로 몰려들어 CRS금리가 폭락한다. 시골에 논도 많고 산도 많지만 당장 세금낼 돈 없고 놀러온 친구 밥 사줄 돈이 없는 경우나 다름없다. 스왑 베이시스(CRS-IRS)의 확대는 달러를 차입해 들여와 ‘CRS 리시브’ 수요에 ‘CRS 페이’로 대응하여원화를 만들고 그 원화로 국내 단기채를 매수하여 무위험 차익을 거두던 기관들의 손절을 유발하니 스왑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더욱 꼬이게 된다. 스왑금리의 급락과 채권수익률의 급등..

기업들은 황당해졌다. 당장 돈 안 든다는 의미로 갖다 붙인 것 같은데, 은행에서들고 온 제로 코스트 옵션인가 뭔가를 체결했더니 지금처럼 환율이 급등하면 원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달러를 사서 갚아야 한다고 한다. 글로벌 증시가 연일 추락을 거듭하니 매도 헤지 했던 투신권은 헤지 비율을 줄여야 하니 레벨불문 사야 하고, 거기에다 이제는 환율의 상승 폭 자체가 너무 커 마진콜이 우려되어서라도 매도 규모를 줄여야 하니 또 달러 사야 한다. 몇 달 만에 100원이 오른 환율에 예전 같으면 “이게 웬 떡이냐?”며 수출업체 매물이 쏟아져 나와야겠는데, 팔 달러도 없는 데에다 이런 식으로 환율 오르는데 급하게 매물 내놓을 바보도 없다. 대신 사야 할 곳은언제 이 급등세가 진정되나 노심초사 기다리다가 조정 없이 치솟기만 하는 환율에 뒤늦게 아주 용감해진다.

막상 이렇게 따져보면 크게 잘못한 곳은 없다. 원칙대로, 정석대로, 책에서 가르치는 대로 리스크 헤지했고 그 당시로서는 가장 돈 된다 싶어 택했던 의사결정들이다.

그러나 ‘탐욕’과 ‘공포’로 움직이는 시장이라 본다면, 지난 수 년간 서울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탐욕은 이제 공포로 바뀌었다. 주식에서도 환에서도 모두가 벌기보다는 터지는 장이 되면서 아닌 말로 아주 더럽게 판이 꼬이고 말았다.

연준은 시장의 모럴 해저드 우려에도 불구하고 별 짓 다하고, 시장에서 담보가치도 인정 못 받고 거래도 제대로 안 되는 채권들을 들고 있는 금융기관에 트리플 에이(AAA) 신용등급을 메긴 S&P가 베어스턴스가 망하기 하루 전날 신용위기의 끝이 보인다면 ‘삐끼 노릇’을 자처하면서까지 시장이 맞아야 할 매 안 맞게 하고 흘려야 할 피 안 흘리게 하는데, 서울에서도 외환당국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달러매도개입에 나섬으로써) 시장 안정화에 나서야 할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알트-A 모기지 시장이나 다른 대출시장으로까지 서브프라임 부실의 불똥이 튀면 자칫 1조 달러에 달하는 금융권의 손실 상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판국에 2,600억불 남짓 되는 외환보유고 곳간을 함부로 열 일도 아니다.

부시 대통령이 소집해 놓은 긴급경제위기 대책회의에서 밤 사이 무슨 카드를 제시할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하겠으나, 그 어떤 수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그 또한 ‘일회용반창고’에 불과한 상황이다. 오늘 글로벌 증시가 이토록 급락하고 환율은 32원 튀어 올랐으니 내일 투신권의 달러 매수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너무 많이 팔기만 했다”는 데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작금의 환율 폭등 상황이나 스왑시장의 흐름은 도저히 쫓아갈 수 없게 된다.

☞ 필자도 살자고 이렇게 5장에 걸친 [전일동향]을 쓴다. “왜 환율이 이 지경으로 가느냐?”는 똑 같은 질문에 하루 몇 차례씩 응대하려다 보면 일이 안 된다. 읽고도이해가 안 되시는 분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린 월간 환율전망보고서와 연간전망 등을 참고하시길.. 결국 2008년 환율은 ‘self-fulfilling(자기실현적)’ 환율이 아닌‘inevitable(꼼짝 못하고 당하는)’ 환율로 가고 있다.

[금일 전망]장 중 200포인트 가깝게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던 다우존스지수는 베어스턴스를인수한 JP모건의 주가가 크게 오른 덕분에 50포인트 남짓 상승마감에 성공했다(반면 베어스턴스 주가는 하루 만에 80% 넘게 급락하며 4달러 수준으로 추락, JP모건의 주당인수가격인 2달러에 수렴 중이다). S&P500지수가 0.9% 밀리고 나스닥 지수는 35.48포인트(1.6%)나 하락해 다우지수의 나 홀로 상승이 그리 믿음이 가는 것은 아니나 어쨌든 시장의 붕괴는 면해 보려는 연준과 미국 정부, 그리고 뉴욕증시 참여자들의 안간힘이 느껴지는 뉴욕증시 흐름이다. 3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 22.2로 상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2월 산업생산도 0.5% 감소해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그 만큼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졌는데(참 어지간하다. 짧은 기간 225bp나 정책금리를 내려본들 나자빠질 곳 나자빠지고 주가는 주가대로 빠지는데도 말이다),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인하 폭은 이제 25bp, 50bp 뭐 이런 수준이 아니라 아예 1%포인트(100bp)까지 입에 올리고 있다. 항생제나 진통제도 밥 먹듯이 복용하다 보면 한 알로 시작한 것이 세 알~네 알까지 치솟는데, 딱 그 꼴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속화되면서 달러/엔 환율과 유로/엔 환율이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의 경우 어제 아시아 환시에서 95엔대까지 흘러내리던 것에 비하면 오름 셈이지만 뉴욕종가 대비로는 2엔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가 이머징통화들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점, 파운드/달러가 1.2달러를 다시 하회하기 시작하는 점 등도 염두에 두고 접근할 일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자면 달러인덱스로 대변되는 글로벌 달러시세는 (단기)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현금이 필요한 것은 이제 전세계 모든 기관들의 공통적인 사항인가? 장 중 111.80달러까지 급등하던 WTI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4.53달러(4.11%) 나 급락하며 105.68달러로 마감했다. 곡물가격과 비철금속 가격도 최근 며칠 간의 흐름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상당 규모 유입되었음을 짐작케 된다.

NDF 시세가 궁금한데, 1개월 물 시세가 현물종가 대비로는 크게 낮은 1,020.50원이다. 또 고민스러워지는 NDF 시세다. 뉴욕증시가 그나마 선방(?)했고 그 동안 환율 상승폭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있었던 만큼 오늘은 조정다운 조정에 진입할 것인지, 아니면 최근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NDF 시세는 현물대비 약세마감이지만 장만 열리면 무차별적인 달러 매수세로 또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갈 것인지..

평소의 기술적 감각이라면 전자를 택하고 싶겠지만 지금 같은 장세에서는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나 통할 감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기에 고민이다. 어제 글로벌 증시가 폭락이라 할 정도로 빠졌고 환율 레벨 자체도 급등했으니 오늘도 투신권의 매수세는 레벨 불문 쇄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오늘도 환율은 더 뜰 수 있다는 의미..

다우지수의 상승 마감에만 집착하기에는 유럽과 남미 등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급락 분위기가 더 신경 쓰인다. 금일 코스피는 지수 1,600 붕괴 및 기술적으로 짚어지는 상승추세선 붕괴의 여파로 추가 하락이 예견되는 상황.. 이 또한 환율의 추가상승을 전망케 하는 변수다. 워낙 변동성이 커진 시점이라 상승도, 조정으로서의 하락도 급하게 큰 보폭으로 이뤄지겠으나 이쯤에서 고점 찍고 다시 환율이 하락세를 재현할 것을 기대하며 접근하는 것은 아직 사태 파악이 안되어도 심하게 안 된 결과라하겠다. 지금으로서는 1,063~1,064원을 언제 찍는가가 제일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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